기타

■□□■■?

kimdk 2025. 1. 30. 23:48

" 나를..? "
단 한 번도 희생이라 생각한 적 없었다.

당연히 네가 데이비스로서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나 또한 브루클린으로서 데이비스를 따랐다.
아니, 그 이전부터 나는-

언제나 네가 나를 배려해 줬기에 프레이아로서 호그와트에 입학해 친구들을 사귀고, 처음인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이 잔뜩 생겼다.
모두 너의 덕분에-

그리고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적도, 부정한 적도 없었다. 오히려 나는-.....


내 바람은?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이길 바랐다.
어릴 때부터 그게 당연했다는 것 이전부터 온전한 '프레이아'로서의 마지막 기억에서 너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처럼 차갑고 무척 외로워 보이는 아이였다.

이제 막 부모로부터 시선을 돌려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 아이. 그 아이의 눈에 당신은 신기하고도 질투를 잊을 만큼 아름다웠다.

' 아마 그때부터 너를 따르기 시작했지.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 네가 하는 일이라면 따라 했고 네가 웃는 게 좋아서 바보 같은 짓도 많이 했어- '

그대로 호그와트에 들어와서 꽤 많은 시간이 지날 때까지
특히나 1학년땐 외롭다는 이유로 너를 찾으며 크게 울며 떼를 쓸 정도로 무척 당신을 좋아했지.
하지만 언젠가부터 네가 말했어.

나 정도는 지켜줄 수 있지만
자유롭게 떠나갔으면 한다고, 외롭겠지만 그래도 곁에 있으면 위험하니 곁에 둘 수 없다고.

그래서 자신의 선을 지켰다.
필살적으로 당신의 발목을 잡지 않을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마음을 수도 없이 접어내며 단지 내가 있을 자리까지는 없애지 말아 달라고 별님에게 빌었더랬지.

결국은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었다.



너에게 맞춰진 나

네가 말하는 '나를 찾는다'는 것이 '더 이상 집사가 아닌 프레이아로서 살아가라'라는 뜻이라면 그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언제나처럼 내가 궂은일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겠지.. 하지만 '나를 찾는다'는 것이 이제까지처럼 널 위하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이라면-...

덜컥 겁이 났다.

나를 위한다는 너무나도 달콤한 속삭임 속 자신의 세상이 하나 무너져 내렸다.

차라리 자신을 두고 떠나라 했던 말보다 어쩐지 가슴이 더 아파온다. 당신을 담고 있는 시야가 흐려지고, 열감이 오른다. 한 방울, 두 방울 1학년 이후 너의 앞에서 보인적 없었던 눈물이 뚝.. 투둑. 바닥에 내리 꽂힌다.

"엘,.. 나.. 아니, 난..."

'나'의 형태가 일그러진다. 원래의 '나'라면 어떤 말을 했을까, 어떻게 말을 전해야 했을까. 어떤 의미로든 한 번의 부정은 모든 것을 빠르게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프레이아는 생각했다. 당신이 바라는 것은 이 무의미함에 허무함을 느끼는 자신이 아닐 터,
언제나처럼 당신이 중심이 되어간다.
이게 당신이 말한 '너에게 맞춰진 나'인 거겠지,
내가 잃어버린 것- 그게 무엇인지 찾아야만 했다.



.
.
.
생각들이 얽히고설켜 더 이상 당신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표정조차 관리하지 못하고 당신의 품에서까지 그저 눈물을 떨구며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당신의 말에 생각이 멈추었다.

' 집사가 아닌 오로지 너, 나의 옆에 서줘 '
' 너의 옆을 채워줄 수 있는 나를 그대로 바라봐줘'
-




훗날

삶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당연했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바뀔 순 없는 것이었다, 그게 당연하다.
분명 너 또한 이해해 주겠지.

자신의 이마에 닿는 익숙한 듯 낯선 감촉에 다시 한번 굳게 마음을 다잡은 후 눈을 천천히 감고 자신과 당신의 심장소리에 집중했다.

훗날 새로운 친구를 사귀듯 당신을 그렇게 마주하면 되는 걸까, 지금까지의 관계를 지워내고 새롭게 너를 만날 수 있을까.,

"엘, 나에게 시간을 줘. 우선 언제나 너를 믿고 따랐던 '나'로서.. 네가 날 무척이나 아끼고 좋아한다는 걸 알아.. 그래서 네 제안에 대해서 무척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네가 바라는.. '나'를 되찾는다는 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 그만큼 너와 떨어져 지내야겠지...."

네가 바라지 않더라도 결국 난 네 뒤를 쫓고 마니까.
함께 있으면서 '나'를 찾기란 불가능해

너라면 상관없다고 할까, 어떤 자신이라도 네가 받아주길 기대했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프레이아로서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도 없어 결정을 미루기로 한다.

" 우리, 오늘은 그냥 즐기자. 내가 너를 너로서 바라볼 수 있게, 네가.. 나를-... 봐줄 수 있을 때..."

작게 숨을 몰아쉬고

" 머글도, 후플푸프도.. 집사도 아닌 그저 나로서.. 내가 설 수 있을 때 정말 내가 적합한 사람인지.. 네가 바라는 게 '나'인 게 맞는지 이야기하자. 지금의 나는 머글이자, 후플푸프에 집사인 프레이아니까. 그대로-.. 순수하게 오늘을 즐길 수 있도록 허락해 줘 "

졸업이라는 끝에 새로운 변화를 위한 이별은 불가피해.
몇 번이고 들었으며 자신마저도 주변에 질리도록 뱉어낸 말. 언제 그랬냐는 듯 눈물자국을 지워내고 평소처럼 미소를 지어 보인다.

" 공주님을 울려서야 되겠어? 떨어질 날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니.. 춤을 추자. 몇 번이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계속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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