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몬].
[카오몬],...
몇 번의 신호음을 흘려본다.
혹여 통신이 닿을까
이미 수백번은 스캔한 눈으로 뒤덮인 설산을 바라보며
기체의 온도를 높인다. 기기에 변형이 일어날 정도로 눈을 녹이고 길을 터 유기체나 무기체의 흔적을 따라 갔으나
그 족족히 일행이 아닌 폐기물이나 죽어버린 유기체의 사체, 지형물만이 연신 [기대]를 무너뜨릴 뿐이었다.
[기대]?
그것이 무엇이었지,
언제부터. 어떻게 학습하게 되었지.
최근 많은 생명체(일행)들과 어울리게 되며
삭제되거나 손상되었던 많은 모듈이나 데이터가
일부 복구되었다. 때문에 언제 학습되었는지 모를 것들이 자꾸만 당연했던 것들에 모순을 만들었다.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낮더라도 0%에 수렴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그들을 찾아 나서야 함이 옳다.
[기대]도 [실망]도 필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 왜?
잠시 탐색을 멈추곤 고개를 들어 멍하니 흐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제안] 그리고 [약속].
먼저 당신을 복돋으며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아직 괜찮다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전날, 그렇게 당신을 잃어서는 안됐다.
복부 패널의 공간은 170cm의 성인 [인간] 셋을 승차시키고도 남는 공간. 눈사태가 일어났을때 분명히
패널을 닫고 높이 날아올랐을 터인데
언제, 어떻게 당신을 놓쳤던 걸까,
오류 메신저만이 바이저를 가득 메운다.
그 당시의 상황이 일어날 확률은 0.4%
몇 번을 계산해보아도 지금의 결과를 프로토타입 004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자신의 손을 떠난 당신을 찾을 방도도 없어진 지금
프로토타입 004는 [절망]했다.
정확히는 [절망]하고자 했다.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은 [슬프다]고 표현하던가.
프로토타입 004의 보이스 박스가 기계음을 몇번 내니
시스템 음성이 먼저 허공을 매웠다.
-..---...----
'실종자 탐사 진행도 15%. 14시간 이상 진전 사항 없음.
실종자 탐사를 종료하시겠습니까?'